"그는 절대 버티지 못할 거라고 확신했고, 내가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 - 마후트, 이스너와의 윔블던 전설의 경회고

6월 25일, 윔블던 개막을 앞두고 며칠을 기다리는 중이다. 당연히 런던의 그랜드 슬램을 언급할 때면 니콜라 마후트의 마음속에는 특별한 한 경기가 떠오른다.
43세의 프랑스 선수(시즌 끝으로 은퇴 예정)는 2010년 대회 1라운드에서 존 이스너(4-6, 6-3, 7-6, 6-7, 70-68, 11시간 5분에 걸쳐 3일간 진행)에게 패배하며 테니스 역사상 가장 긴 경기를 치렀다.
현재 유로스포츠 해설가로 활동 중인 앙제 출신의 마후트는 15년 만에 이 패배를 자세히 회고하며, 오히려 이 경기에 대해 점점 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경기는 오랫동안 트라우마처럼 남아있었다.
"오늘은 이 경기가 좋은 추억이자 제 커리어를 바꾼 계기였다고 말할 수 있다. 사람들이 그 3일 동안 느낀 감정과 제가 경기 끝에 느낀 감정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당시에는 패배감이 가장 컸다."
"이 경기가 단순한 승자와 패자의 문제를 넘어선 것임을 깨닫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지금은 이 경기에 대해 아무 문제 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 제 커리어가 끝나가면서 사람들이 이 경기를 마치 제 커리어에서 유일하게 기억될 것처럼 말하는 걸 알지만, 나는 단식에서 타이틀을 따고 복식에서 그랜드 슬램을 차지한 선수다. 더 이상 패배한 경기로만 기억되지 않는다는 게 나에게는 정말 중요했다."
"윔블던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대회다. 대회에서 우승하며 내 흔적을 남길 만큼 강하지는 못했지만, 존(이스너)과 함께 이 경기를 통해 우리 이름을 남길 기회를 얻었다. 비록 대회 역사의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나는 그 일부가 됐고 그걸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존과는 이 경기에 대해 함께 이야기한 적이 없다. 아마 그도 조심스러워서일 텐데, 언젠가는 그럴 기회가 오겠지. 당연히 궁금한 점들도 있다! 나는 그가 절대 버티지 못할 거라고 확신했고 내가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 키 210cm의 그가 거의 움직이지도 못했다. 그의 진정한 동기는 뭐였을까? 나는 내 동기를 안다. 한계를 넘어서게 한 힘이 뭔지도 알지만, 그가 무엇에 이끌렸는지 알고 싶다. 단순한 테니스 경기 승리 이상의 무언가였을 테니까. 신체적으로 극도로 힘든 순간들을 그가 어떻게 극복했는지도 궁금하다."
"내가 오래 버틸 수 있었던 건 내가 이길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말했었다. 이 경기는 그들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이런 경기는 다시는 겪지 못할 독특한 경험이란 걸 알았다."
"경기가 끝났을 때는 받아들여야 했다. 난 실패했고, 모두를 실망시킨 것 같았다. 매치 포인트 볼부터 라커룸까지의 기억이 하나도 없다. 라커룸에서 1시간 30분 동안 울며 보낸 끔찍한 시간이 있었다. 코치에게 계속 물어봤다: '마지막 게임에서 내가 뭘 잘못했지?' 그 순간엔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재미있는 건 15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이 나를 복식 세계 1위나 그랜드 슬램 우승보다 이 경기와 더 연관 짓는다는 거다. 당연한 일이지만, 여전히 '그 경기에서 이겼냐'고 물어보는 게 즐겁다. 가끔은 '그래, 내가 이겼어'라고 장난치기도 한다. 올해는 아들과 함께 윔블던에 갈 예정인데, 그때 그 경기에 대해 이야기해줄 계획이다"라고 마후트는 유로스포츠와의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