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無)를 경험했다", 2016년 윔블던 쿠에리 패배 회고한 조코비치
노박 조코비치는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며, 이제는 대부분의 관전자들에게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24개의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포함해 모든 것을 정복한 세르비아의 스타는 지난 여름 파리 올림픽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를 상대로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까지 획득하며 컬렉션을 완성했다.
하지만 조코비치 커리어의 전환점이 된 것은 2016년 첫 롤랑 가로스 제패였다. 당시 그는 결승에서 앤디 머레이를 4세트 접전 끝에 꺾으며, 2012년, 2014년, 2015년 세 차례 결승 패배의 아픔을 딛고 무슈탱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었다.
그해 윔블던 2연패를 노리던 조코비치는 파리에서의 승리를 만끽하고 싶었지만, 런던에 도착했을 때는 타이틀 방어를 위한 올바른 정신 상태가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막 롤랑 가로스를 우승하며 모든 메이저 타이틀을 석권한 직후였어요. 이건 저에게 완전히 새로운 느낌이었죠. 저는 내면적으로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한 과도기를 겪었고, 이 과정은 2018년까지 이어졌습니다."
"2016년 저는 윔블던에 참가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시달렸어요. 3라운드에서 비로 세 차례 중단된 경기를 치렀는데, 잔디에서 강력한 상대(샘 쿠에리)를 만났죠. 첫 중단 때 팀과 회의를 가졌지만 좌절감만 커졌습니다."
"결국 우리는 동일한 전략으로 코트에 복귀하기로 했어요. 경기가 재개된 후 제 컨디션은 나아졌고, 기회를 살려 3세트를 따냈죠."
"4세트 접전 도중 다시 비가 내렸습니다. 그 순간 저는 팀에게 혼자 있겠다고 말했어요. 평화와 고요가 필요했기 때문이죠."
"생애 처음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20-30분간 누워 있었는데, 그때 '무(無)'를 경험했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었어요... 당연히 경기가 재개된 후 저는 패배(7-6, 6-1, 3-6, 7-6)를 맛봐야 했습니다." 조코비치는 푼토 데 브레이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털어놨다.
이후 조코비치는 이 대회와 화해할 시간을 가졌다. 2017년 토마스 베르디흐에게 8강에서 탈락한 후, 세르비아의 챔피언은 2018, 2019, 2021, 2022년 4연속 윔블던 정상에 올랐다. 2023년과 2024년에는 연속으로 결승에 진출했지만 매번 알카라스에 패배하며 우승컵을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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